목화

  • 통일세계

  • 177 페이지

  • 1977년 12

목화

봉화봉 산허리에 핀 하이얀 꽃
봇대롱속에 압록강 건너던
너의 하이얀 전설
엄마의 다래주머니에 담긴다.

씨아의 울음이 돌고 간
호롱불 아래 잠자던 아가
베풀 멜 불더미 지피던
아부지 곁에서
해돋자면 멀은 동녘을 보며
청솔 불을 쬔다

서답돌 위에 한 맺힌 다듬이질로
새날을 알리던 그 진한
역사의 녹화
태백 등짐 기대어
동해바다 태양을 보며
하늘을 마시고 커야 할 너
의분과 한숨을 그만 먹고
원천의 샘물로 빨아 올린 너 향기를
만방에 흘러 넘치게 하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