聖子洞소묘

  • 경북일보

  • 제1219호

  • 9페이지

  • 1992년 7월 22일

聖子洞소묘

산삐알 연한풀 맘대로 뜯다가
암내 맡으며 흥흥거리던
황소모습
영영 보지못할 것같다.

이랴 워 워 ! - !
일소 앞세우고
밭갈던 아부지를
보지 못할 것 같다.

대형 축사를 지으려 누가
뒷 덤바우 뜯어내던
금속성 아픔
싸매고 고향집은 용케도
나를 기다리고 있었다.

등넘어
뿌뚤이의 큰 마굿가에
시험관 태생 다른 황소들이
암소 그림자도 못보고
저들끼리 기어오르고
욕심많은 한놈이 미끄러졌다.

온산을 뛰고 다니며
제 걸음대로
풀을 뜯기도 하고
너희 조상들은
씩씩거리며 일했다.